[스크랩] 춘풍추우(春風秋雨).
Shenandoah / Roger Wagner chorale.
춘풍추우(春風秋雨). 지나가는 세월을 춘풍추우(春風秋雨)라고도 한다. 이 말의 어원(語原)은 알 수 없으나 봄바람에 돋았던 잎이 가을비에 떨어진다는 그 어떤 연속성에서 온 말이라고 억지로 꿰어 맞추어 보니 그럴 듯 하기도 하다. 아름다운 단풍도 서글픈데 비에 젖은 낙엽은 처량한 기분을 만든다. 사람은 자기의 형편과 처지에 따라서 같은 사물이라 해도 그 이해나 해석을 달리하게 된다. 한때는 바람에 굴러가는 낙엽을 보고 웃어대든 그런 시절도 있었으나 이젠 그럴 가능성이 없어진 나이가 되었다. 사계(四季)를 흔히 인생과 비교를 많이 한다. 춘하추동(春夏秋冬)의 그 가을(秋)에 와 있는 60대들이니 가을에는 그 느낌이 더 각별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가을이 원래부터가 슬픈데 있다. 단풍이 아니라 해도 슬픈 게 가을이란 말이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떨어지면서 두뇌의 세라토닌이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라토닌은 멜라토닌과 시이소처럼 한쪽이 내려가면 다른 쪽이 올라가는 그런 특성으로 인하여 멜라토닌이 증가하는 결과가 되어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멜랑콜리(melancolie)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다. 어떤 문제든 원인을 알면 그 해결은 간단하다. 낮아진 세라토닌을 올려주기 위해서는 햇볕과 비타민 B2가 효과가 좋다고 한다. 내 생각으로는 60대에서의 가을은 세라토닌의 영향보다는 남은 인생에 대한 생각들로 인하여 오는 어떤 비애감으로 자기최면을 거는 것이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지나가기 마련이다. 초조한 마음 보다는 심호흡을 크게 한번하고 그 여유 속에서 우선은 본인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과는 사랑을 위한 사랑보다는 인생을 향유하는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금년 가을은 훨씬 더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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