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강 2020. 7. 25. 18:52

일이 잘 안풀릴때,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 할 터이나 나같은 소극적인 사람은 중간포기 해버리고
결과를 "팔자소관"으로 돌리고 빨리 잊어버리려 애를 쓴다.

 

체념하고 한시빨리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것만이
그나마 마음 덜 다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나로서는 최선의 생존방식이 되어버렸다.


타국에 산 세월이 어느정도 되다보니 "왜 이 나라에 살게 되었습니까?"질문을 받곤한다.
친밀감을 느끼는 분에게는 사생활 노출을 어느정도 감수하며 성심껏 답변을 해드렸으나
요사히는 한마디로 간략하게 말씀 드린다.

 

"팔잔가 봐요"

 

내 성의 없는 답변에 씩 웃고마는 상대방에게 약간 미안한 생각도 든다만

아직 서로 잘 모르는 처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면
그 짧은 시간에 얼마나 정을 주고 받겠는가,
긴대화가 필요 없으니 서로 쿨한것도 좋은거 아니겠나.

 

아 곳 네덜란드에는 우리 교민이 천 삼백명(1300)정도 살고있다(대사관 통계).
이 중 유학생,상사직원등 임무 끝나면 돌아가야 하는 단기 거주자를 제외한 ,
뿌리 내리고 거주하는 교민 숫자는 내 어림으로 오 육백명 정도, 백 여가구나 될까?

문제는 이 숫자가 30 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30 여년 전에 영국에 한 오천명 정도 한국인이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오만명이 넘는다 한다. 영국은 숫자가 열배 가량 늘은 반면
왜 이나라는 변동이 거의 없나?

그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터이나 각설하고, 간단하게 결론내리자면


이 나라에는 이 나라에 살 팔자인 사람만 살게되다 보니
그 인원이 극소수요, 그래서 교민 숫자도 늘지 않는다.
그게 내가 30 여년 이 나라에 살면서 내린 결론이다.ㅎ

 

조국을 떠나 낯선 타국에 살게된 사람들,각자의 이유와 사연은 구구절절 할 터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이 나라에 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도로 가버린, 혹은 정착하고 살고 있는,

내가 알고있는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내 말도 아주 틀린말은 아닌 것 같다.

 

그 사람 팔자가 해외에 살 팔자-한마디로 외로운 팔자 ㅋ-
그런 사람들만이 특히 이곳에 산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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