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전 - 한낮의 꿈이었던가?
학교 졸업 후, 남들처럼 직장은 얻었지만 쳇바퀴 도는 숨 막히는 조직 생활, 개인적인 일상도 평탄치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았던 시절, 퇴근 후 동료들과 나누는 술 한잔, 그리고 휴일의 산행이 유일한 낙이엇다. 그렇게 마음 달래다 그마저 견디지 못했던지 고국을 떠난 지 30여 년이 지났다.
세월과 더불어 내가 속했던 산악회도 해산되고 대부분의 옛 동료들 소식도 모르나, 산악회의 막내 격이었던 나를 아끼던 회장님은 아직도 생존하고 계시다. ( 회장님에 관한 이야기는 삶의 이야기방, 글 번호-44319 에 졸필, 올린 적이 있다)
지나간 추억은 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내가 특히 못 잊어 하는 것은 회장님을 쫓아다니며 산행을 하던 때가 어찌 보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기에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과 산하가 눈이 시리도록 그립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 산악회 회장님은 ‘한국 산악회 ‘고문으로 산악계 원로들과 친분이 많아 그 원로 중 한 분이 내장산 관광호텔 사장으로 부임하시게 되어 축하 겸 내장산 산행에 초청을 받게 되어 나도 회장님을 따라 1빅 2일 여정에 참가하게 되었다.
(정확한 년 도가 기억이 가물가물, 1983-4년? 사진 속의 많은 분이 이미 고인이 되었고 앞줄 오른쪽이 필자, 앞줄 왼쪽이 우리 산악회 회장님)
2009년 한국행 시, 마침 내장산 단풍이 절정일 시기여 옛 추억을 더듬을 겸, 호텔을 찾아보았더니 세월은 강산도 변하게 하는가, 초창기에는 고급 호텔이었을 터인데 경제성장의 속도에 밀린 탓인지 재건축 예정이라는 푯말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흉물로 변해 버렸다.
(2009 년 방문 시 흉물로 변해버린 내장산 관광호텔)
그나마 단풍은 절정이여 내장산의 얼굴을 보고는 왔다지만, 세월과 함께 사람도 사라지고, 더불어 내 추억도 서서히 소멸하고, 언젠가 내 자신마저 이 땅에 없게 되면 내 기억 속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 생각하니, 아무리 생과 소멸이 자연의 섭리라 하나 허무한 인생살이여!
(2009 년 내장산에서 )
지금은 재건축 되었는지 그냥 헐렸는지 소식도 모르는 그 시절의 사라져 버린 내장산 관광호텔 처럼 모든 것은 덧없는 한낮의 꿈이었던가, 세월은 그리 흘러버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