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강 2022. 5. 6. 23:35

코로나는 한물간 듯하나 추가 접종하라는 통지가 와 한국에서 3 차 접종했으나
이곳 네덜란드에는 2차 접종 기록만 있기에, 애라! 기회 될 때 맞아버리자 생각하고
나로서는 4차 접종을 했습니다. 3차까지는 화이자였는데 이번에는 모더나를 맞게 된바
다음 날 몸이 조금 찌뿌드드한 것은 비슷하고, 별 차이 없더군요.

작금까지 바람 불고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이었는데 어제는 바람이 잦아들어
그럭저럭 산책하기에 괜찮은 것 같아 주말 시장이 열리는 광장까지 만 보 가까이 걸었습니다.


봄의 전령인 수선화, 벚꽃은 이미 시들고, 봄이 오긴 오신 것 같으나
아직은 썰렁한, 가라앉은 날씨에 마음이 들뜨기보다는 오히려 심란해지니 
술 한잔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 오랜만에 한국 식당에 들렸지요.


한국에서야 가끔 마실 기회 있었지만, 이곳에서 소주 한잔하게 된 것이 얼마 만인지,

반가웠던지 후배뻘 되는 식당 사장도 일하는 도중 틈틈이 내 테이블에 와 대작하게 되니 

평소 주량보다 과음하게 되어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였지만,
다음날 변함없이 눈이 떠지고 다시 새로운 하루가 열렸습니다.

핸드폰을 여니 당신의 카톡이 도착했더군요.
우리는 같은 색깔이요 방향이니 대화 나누기가 편해서 좋습니다.


기억이라는 것도 들쑥날쑥 종잡을 수 없어 각자 편한 방식으로 간직하는 모양입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 같은데 실은 당신과 알게 된 것이 고작 몇 년밖에 안 되니 
그만큼 이른 시일 내에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 인간의 삶 속에 만남이 인연으로 맺어지는 관계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만남이 우연이라면 인연은 필연인 것을, 당신과의 만남이 나에게는 소중한 인연이 되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으니 당신의 마음도 나와 같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당신, 브로맨스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지요.
저도 최근에 알게 된 단어인데 우정과는 또 다른, 우리 사이를 적절히 표현한 신조어 같아

마음에 들더군요. 처음 들어보신다면 당신도 한 번 검색해 보시면 공감이 갈 것 같습니다.


어제 과음한 탓으로 오늘은 산책도 미루고 온종일 집에서 컴과 벗하며 쉬는 중입니다.
당신이 읽어보게 될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혼자만의 독백이 되더라도, 

음악을 들으며 두서없이 긁적거리며 내 근황 전하는 이 순간이 참으로 평화롭군요.


허망한 삶 속에서도 당신을 알게 되어 마음의 위안이 되니

가끔은 행복해지기도 한다. 내 마음 전합니다.


지금쯤 단잠에 빠져있을 당신의 건강과 평안을 빌며,
좋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