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강 2023. 1. 2. 11:22

제가 사는 곳은 노원구 중계동입니다.


전철 7호선이 있어 교통은 편리하다 할 수 있으나 제가 자주 나가는 종로는 전철을 2번 갈아타야 하고

아들이 살고 있는 김포는 머나먼 길?을 가야 해 교통이 진정 편한 곳인지 가끔은 헷갈리기도 하지요.ㅎ


부모님 모시고 천안에 살던 누이동생이 두 분 돌아가시자 더 이상 천안에 살 이유가 없어 

그간 전세를 놓고 있던 이곳 중계동으로 오게 된 지가 어느덧 20년 가까이 되는군요.


동생이 홀몸이어서 제가 한국에 오면 자연스레 이곳에 머물게 되었으나 
동생은 오빠를 모셔야? 하는 불편함, 저는 이곳 중계동이 22평 서민 아파트인 탓인지
제가 살고 있던 네덜란드 집에 비하면 답답함을 느껴 당시 중년 남성의 로망인 전원생활을 하려고 

마음 먹었기에 언젠가 제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더라도 같이 살 생각은 서로 별로 없었지요.

부모님과 헤어진 지가 20년 가까이 되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저 자신도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만
그간 저보다는 동생의 건강이 악화하여 오빠와 사는 걸 지극히 꺼리던 동생도
소위 '노노케어' 라고, 옆에 누가 있어야 안심이 되니 마음이 변했고
저도 전원생활은 현실이 아닌 로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각성?이 들게 되어
제가 이번 영구귀국하니 같이 사는 게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ㅎ


여러 가지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지만 한 사람이 먼저 요양원에 들어갈 때까지 같이 살며, 

죽을 때까지도 서로 돌보자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자연스레 합의되었지요.

이곳은 서민 아파트 밀집 지역이여 전철에 항상 사람이 많고 왠만한 곳은 전철을

갈아타야 한다는 점은 있으나 고국에 돌아와 한 몸 눕힐 곳이 이곳이라는 생각을 하니
세삼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곳 주변에 제가 들려보기 좋아하는 재래시장이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상가 음식점은 많으나 출출 할 때 혼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앉아 있을 마땅한 곳이 없더군요.

그 점만 빼고, 내 죽을 때까지 살려고 작정한 곳,
이곳은, 살기 좋은 동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