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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즐거워라!

한스 강 2024. 3. 13. 15:10

조영남 - '모란동백'

 

장소와 시간이 달라졌다 하나 사람 사는 방식이 거의 대동소이하니

인생의 변곡점이 될 만한 일이 평생에 몇 번 있겠냐 만은

귀국 후 약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전 글에 토로했듯이 술좌석이 많아져

음주량이 늘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식성이 약간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달라진 것이 아닌

예전 기호로 돌아오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체격이 마른 편이면서도 소위 빨간 음식, 매운 것을 먹으면

맛은 있으나 옆 사람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왜 이리 땀이 많이 나는지, 부담되어

매운 음식보다는 담백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나

 

한국에서 직장생활 시, 점심 외식을 할 때

알탕이니 내장탕이니 해서 소위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하고 매운 음식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가끔 즐기곤 했다.

 

한식은 담백한 일식에 비해 맵고 얼큰해야 맛도 있고 제격이나

해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매운 음식을 먹을,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탓인지,

나중에는 매운 것을 먹게 되면 속이 불편하고 심지어는 설사까지 하게 되어

서서히 멀리하게 된바, 내 주변의 교민들도 얼추 비슷한 과정을 겪는 것 같다.

 

우연이 수락산 산책 시 알게 되어 가끔 점심을 같이하는 분이 계신다.

이분 자택이 수락산에 있는 탓인지 주변 맛집을 잘 아시기에

그간, 생선구이, 고기, 칼국수, 대구 지리, 빈대떡, 집 등을 순회하며

간단하게 막걸리 한 잔 후 헤어지곤 했는데

 

어느날 이분이 소개하는 맛집이 아귀, 해물찜 전문 식당 이어

망설이다 그간 즐기던 평소 메뉴에 변화도 줄 겸 들리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몇십 년 만에 먹게 되는 해물찜이던가!

 

결과는 대만족, 얼마나 맛있던지

평소 내 그리 혐오하던? 남은 시뻘건 양념에 밥 볶아 다 먹어 치웠다. ㅎ

 

이후 본격적으로 술 먹기 전, 식사 시

그간 즐겨 찾던 담백한 메뉴 대신 작금까지 주문해 먹어 본 음식은,

묶은 김치찌개 뼈다귀탕, 돼지고기 김치찌개, 시래기 감자 탕 등이 있으니

원래 내 위장이 토종 메이드 인 코리아 인 탓인지

순식간에 적응되어 아직 별 탈 없이 맵고 짠 맛을 즐기고 있다.

 

앞으로는 매운 닭 불고기, 내장 볶음 등

매운 등급을 한 단계 더 높여 도전해 볼 생각이니

인간의 마음과 같이 인간의 위장도 시시각각 변하는 모양이다. ㅎ

 

어쨌든 올 한해 시행착오로 끝날지언정

작년보다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시도, 다양함을 추구하며 보내자

마음 먹으니 공연히 하루가 더 즐거워 지는 것 같다.

 

Ob-la-di, Ob-la-da! 인생은 즐거워라!

 

사족;  첨부하는 음악은 조영남의 ‘모란동백’.

         곡이 좋아 노래방에서 불러보려고 연습 중이나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지

         호락호락하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