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1928년 6월 10일 뉴욕시 빈민가 브루클린에서 폴란드계 유태인 이민 3세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화려한 맨해튼을 동경하며 성장했다. 폴란드에서 살다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미국으로 이주한 그의 부모는 전쟁 중에 가족 대부분을 잃었다.
병약한 탓에 창밖으로 친구들이 뛰어노는 광경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보거나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종이에 뭔가를 끄적거리는 고독하고 섬세한 소년으로 성장했다. 센닥의 그림책을 보면 달이 멀리서 굽어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달은 바로 어려서 자주 몸이 아팠던 센닥을 돌보아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라고 한다.
학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운동에도 자신이 없었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이 초라한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미키였다. 소년은 여섯 살 때에 미키를 정확히 모사하는 재능을 보였다. 그가 태어난 1928년 역시 디즈니가 미키마우스를 창조한 해이기도 하다.
고등학교때 수업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지만 자유분방하고 온화한 미술 선생의 지도로 화가의 직감을 발휘하기 시작해 학교 신문에 학생들의 생활을 풍자하는 만화를 그렸고, 졸업한 뒤에는 장난감 가게에서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하며 밤에는 뉴욕의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예술학교 졸업 후 미국의 유명한 출판사인 하퍼콜린스 사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다.
미키 모사를 좋아하던 소년 샌닥은 드디어 『깊은 밤 부엌에서』를 통해서 또 다른 미키를 창조해냈다.
『깊은 밤 부엌에서』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 『저 너머에는』과 함께 어린 시절을 테마로 한 샌닥의 대표적인 삼부작이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한밤중에 잠이 깬 꼬마가 그 소리를 따라 부엌까지 가 보았더니 요리사 모자를 쓴 뚱보 요리사들이 있어서 함께 노래하며 빵을 만들다가 다시 돌아와서 잠자리에 든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샌닥은 어린이를 관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기 안에 살고 있는 어린이를 발견해내는 데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꿰어 맞춘 어린이가 아니라 제 나이만큼의 생각과 고민을 가진 '진짜 아이들'이 등장하여 어린이들에게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는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어린이들과 함께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정확한 그림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년 시절을 뒤돌아보고 아이들은 항상 주변의 불이해 그리고 적의와 싸워야만 하며
끝없는 공포와 절망,질투,혐오,고독이라는 것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어른들의 도움없이 아이들 스스로 극복해가야 하는 것들이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꿈의 세계를 여행하기로 하고 그 속에서 신비로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는 것을 자신의 이야기 컨셉으로 잡았고 작품속에서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일관성있게 묘사해 왔다.
센닥 이전의 작가들은 아이들은 순진무구하고 나쁜 것을 모르는 존재로 인식하고 비밀의 화원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모습을 아이들답다고 생각했지만 센닥은 다른 시각으로 아이들을 보았고 현실의 아이들은 그런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밝혀내 세계에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는 미술사상의 유명한 회화기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어 여러가지의 화법을 적절히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
수채화,펜,색연필,그리고 펜과 잉크에 의한 판화적 표현,만화적 기법 등등 작품에 따라서 책의 모양과 크기도 바꾸었고 다채로운 시도를 해왔다.
1956년에는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첫 번째 책을 출판한 이후,1963년 칼데콧 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1970년에는 최고의 어린이책 작가에게 수여되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으며 로라 잉걸스 와일더 상(1993) 등 수 많은 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연극이나 소설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옛날 이야기를 수집하여 책으로 출판했고, 오페라, 발레를 위한 무대 디자인과 복장을 만드는 분야에서도 일했다.
칼데콧상 시상식에서 샌닥은 이렇게 말했다.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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