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을은 아름다운 단풍과 더불어 풍요의 계절이나 이 곳은 9 월부터 불규칙하고 음산한 날씨가 시작이 되니 봄이 오는 내년 3 월 까지는 지내기 불편할 정도로 날씨가 나빠 한국이 더 그리워지는 시즌이기도 하다. 휴일이라 해야 한국처럼 관혼상제니, 무슨 모임이니 해서 바쁘기는 커녕 , 특별히 만날 일도, 만날 사람도 거의 없고.. 날씨도 나빠 나가기도 싫고, 나가봐야 그게 그거고..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음악 틀어놓고 컴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많아 ,동적인 안목으로 보면 무료하고 한심하기 조차 한것이 요즈음의 내 여가 선용 방법이다. 무료함이 가끔이야 외로움으로 변형되기도 하나 이제 그것조차 익숙해져 잔잔한 음악 틀어놓고 이곳 저곳 서핑하며 ,소식도 듣고 향수도 달래며 컴에 앉아 있는 시간이.. 차라리 뱃속 편하고 좋다. 강한 멜로디보다 컴에 앉아 배경음악 삼아 듣기에 적격인. 주로 바로크 계열의 실내악을 선호하는 편이나 가끔은 한국 가곡이나 흘러간 팝을 듣기도 한다. 고 1 후반기던가 드볼작의 신세계 교항곡을 처음 접한 후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무교동에 르네쌍스라는 음악 감상실이 있었는데 교복입던 시절이라 가방에 꼬부쳐논.. 흰 와이셔쯔로 입구에서 갈아입고 입장하던.. 나는 그 곳의 몇 안되는..고삐리 단골이였다. 내가 뻔질나게 출입하던 르네쌍스는 우리나라 크래식음악의 역사에 빼놓지 못할 명소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곳이다. 하라는 공부는 잠시 뒤로 미루고 담배 꼬나물고 인생의 모든 고뇌를 다 안고 있는 양.. 똥 폼잡으며 르네쌍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공부하는 시간보다 많은 것이 문제이긴 문제였으나 나름대로 인생을 고뇌하던 십대의 청춘 아니던가..ㅎㅎ 그 곳에서 우리가곡을 중간중간 틀어주곤 했는 데 내가 좋아했던 가곡중에 변훈의 "떠나가는 배" 김연준의 "비가"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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