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월상조(心月相照).
자정을 훨씬 넘겨서도 잠이 안 와서 백야드엘 나갔다.
무심코 올려 다 본 하늘에 보름달이 멀찍이 떠 있다.
“이제 한달 정도 지나면 한국엔 추석이고나..”
생각을 해 보니
언제부터인지 칠흑같은 밤을 본지도 오래고
대낮같은 달밤을 본지도 오래다.
가로등이나 집들에서 새어 나온 불빛들이 달빛을 삼켜 버렸고
살면서 달을 쳐다볼 그런 여유도 없었나 보다.
몇 년 전에 텍사스의 어느 도시에서는 ‘우주의 날’로 정하여
봄과 가을에 하루는 일몰부터 자정까지 가로등이나
집안의 전기 불을 켜지 않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참 멋진 발상이라 생각을 했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여름밤에 마당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하늘을 보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무수한 별들이 생각 났기 때문이다.
옛날 사람들은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즐겼다는데
음풍농월은 바람을 음미하며 달을 희롱한다는 뜻이다.
달은,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천중월(天中月),
산에 걸려있는 산중월(山中月),
잔잔한 호수나 강물에 떠있는 수중월(水中月),
그러나 이들보다도 더 치는 것은
마음속에 있다는 심중월(心中月)이라 한다.
마음속에 있는 달을 볼 수 있다면
구만리 서로 떨어져 있어도
심월(心月)이 서로 비친다(相照)고 한다.
그러나 어찌하나,
중천(中天)의 달을 보면서도 옛날의 그 감흥이 안 이는데
어디에서 그 심월(心月)을 찾으랴.
Luna Llena (滿月) / Los Tres Diama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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