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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술 친구

한스 강 2009. 12. 6. 19:49
온라인 시대에 살고 있는 탓인지, 편지,카드 주고 받은..
그런 때가 아주 오래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요. 
올해 유일하게 제가 받아 본 카드가 있답니다.
한국에서 뱅기 타고 온거라 더욱 반가웠지요.

캐캐묵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저에게 소식 전한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서로 알게되어 술친구가 되버린 분이랍니다. 
그 양반은 저보다는 훨씬 연상인 지금 칠순이신지라
친구라 하기에는  조금 어폐가 있으나 저는 그분을
허물없는 친구처럼 생각하지요.
IMF전 여행업에 종사했을 때 저는 가이드, 
그 양반은 손님의 입장에서 우리 서로 알게 되었으니,
벌써 십 여년도 넘었군요.
때가 4월 말 경이여 이 곳이 꽃으로 만발한
좋은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행들은 
관광이 목적이 아닌탓에 여기저기 공식방문으로 
바쁜 일정을 끝내고 독일로 가게 되었지요.
헤어질 당시 ,이곳의 유명한 튜립공원도
못보고 가게되어  섭섭했던지.. 혹시 비디오라도 좋으니 
구해줄 수 있느냐, 지나가는 말처럼 가이드인 저에게 
말을 던지며 버스에 올라탄 그에게 ..
저는 그 약속을 지켜 비디오를 구해서, 그에게 보냈고
그는 그 것에  감격? 했는 지 고맙다는 답장이 오고..
그렇게 편지를  주고 받다가 한국에서 서로 만나니..
술 한잔 같이 하게 되고... 술친구가 되어 버렸답니다.
그는 전남의 어느 조그마한 마을이 고향인..
그야말로 본인 말씀대로 
-우리 마을 출신 중 내가 가장 상위 공직에 오른
  깡촌넘 -으로 공무원으로 재직 하시다가
정년퇴직 한 이후에도, 재직 당시 업무와 관계가 있는
사무실을 열고  아직까지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어..
호주머니도 그럭저럭 짭잘한 탓인지 ㅋ
또 본인 말씀입니다만..
-한국에 오면 내가 잘은 못해줘도
  소주값은 책임 지겠다- 며  
소주값 및 노래방 값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저에게 아주 고마운 분이시랍니다. ㅎㅎ
한국을 떠난 지 20 여년이 되니 사실 남아있는 친구도
별로 없고, 간혹 낫설기 조차한..그런 저에게 이런 ,저런
이해 관계를 떠나..아직까지도 순수하게  만나서 즐거운
그런 친구가 사실 몇이나 되겠습니까?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며 이런저런 때가 
다 묻어 버린 저 보다는, 세상 경험도 많으실 터이나
아직까지 순박함, 순수함이 남아 있는 것 같은 그 양반은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고 지내며 몇 년에 한 번일 망정
서로 살아있는 동안, 만나 반가워 할 수 있는
사람을 아직 가지고 있다는 것..
이 또한 살아가는  하나의 작은 기쁨이요 ,행복일 터입니다.  
- 저 양반처럼 제가 한국가면 소주값 및 노래방 값을
  몽땅 책임 져주는 ㅋ - 그런 친구를 곧은터에서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출처 : [우수카페]곧은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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