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스 겸용)/카페 글

나는 적당히 야무진 사람이 더 좋다. 1 of 2

한스 강 2021. 9. 19. 23:06

일손 놓은 지 오래되었고, 한국인이 많지 않은 타국에 살고,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거의 사회 활동이 없다 보니, 말 한마디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아

새로운 인간관계는 온라인을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행기를 즐겨 읽는데 , 배낭을 둘러메고 한 두 달 장기여행을 하는, 저보다 연장자인 분들의

오지 여행기는 흥미진진, 그 나이에, 더욱이 솔로로 여행을 즐기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감탄을 자아내지요.

 

그중의 한 분, (편의상 M이라 지칭)

 

당시 칠순 가까운 나이로 중국을 시발점으로, 네팔, 인도, 동남아를  2개월여를 거쳐  섭렵하신 분의

여행기를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어 올라오는 글을 열심히 읽으며 나름 파악한 프로필은;

 

- 나처럼 애주가이다 -  - 경비를 최대한 절약하며 다니는 전형적인 배낭여행자-

- 사진 올림이나 글체가 투박해 세련미보다는 털털하고, 소박한 성격이다-

-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 불의를 보면 못 참고 나선다-  등등

   싫어할 이유가 전혀 없는 인간형. ㅎ

 

댓글을 통해 서로 호기심이 생겼던지 한국 방문 시 술도 같이 마시고 서로 계획했던

해외여행은 무산되었으나, 등산, 국내 여행도 다니며  2-3 년에 걸쳐 친분을 유지하다

우리의 인연은 아쉽게도 종지부를 찍게 되었지요. 이분과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여럿 있으나

그중 하나.

 

목적지를 내소사, 선유도로 정하고 2박 3일 예정으로, 구체적인 일정은

이분에게 맡기고 저는 그에 따르기로 합의, 국내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억 나는 대로 일정을 적어 보자면;

 

첫날 :  서울역에서 만나 전철로 천안, 역 근처 해장국 집에서 소주를

           반주 삼아 아침 겸 점심 후, 천안에서 완행열차로 익산까지.

           익산에서 버스로 부안으로 가 내소사 관광, 내소사 앞 길가에서 가지고 오신

           참치 깡통, 소주를 안주 삼아 한 잔. 격포 채석강 구경 후, 숙소 잡은 후,

           격포항 생선 시장에서 회를 안주로 음주 후 취침.

 

둘째 날 :  격포에서 아침 거르고 버스로 군산. 군산에서 점심 길가에서 대충 때우고

               군산 여객 터미널 선유도 행 승선. 숙소 잡은 후 숙소에서 저녁, 음주, 취침.     

               

셋째 날;  선유도, 장자도 등 섬 관광, 오후 배로 군산으로  나와 군산 어시장 회 센터에서

               여행 마무리 기념, 소주 3병 정도 마신 후 군산에서  열차로 천안.

               천안에서 전철로 서울역. 서울역에서 각자 집으로. 도착 시간이 늦어 전철이 끊기는

               바람에 택시로 귀가.

 

여행 일정을 보시고 음주가 태반인 점, 빼고 ㅎ 약간 이상한 점을 못 느끼셨는지요?

 

글 내용이 산으로 갑니다만,

 

중국 윈난(雲南, Yunnan)성의 쿤밍(昆明, Kunming ) - 다리(Dali City, 大理市)-호도협(虎跳,후탸오샤)

리장(Lijiang, 麗江市) 코스는 한국인의 국민 관광지로 불릴 만큼 널리 알려진, 패키지 단체 여행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야딩(亚丁)이라는 곳은 교통편이 안 좋아 당시 오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야딩 풍경구’ 자체 경관이 뛰어나고 영국인 제임스 힐턴(James Hilton)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묘사된 가상의 장소, 이상향을 의미하는 샹그릴라(Shangri-La)를 거쳐 가야 하는 곳으로

야딩에서 성도로 연결되는 길도 험로지만 경관이 수려하기로 명성이 자자,

당시 배낭여행자의 선망의 대상이던 곳이지요.

 

그 야딩을 성도(청두, 成都, Ch'eng-tu )에서 출발해 이분과(M) 둘이 가기로 약속을 한 것이,

우리 만남의 출발점이엇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야딩을 소개하다 보니 글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시시한 선유도 여행 일정을 지루하게 적어나가는 이유도 다음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