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스 겸용)/카페 글

당신과의 약속

한스 강 2023. 9. 14. 16:06

아직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이곳에 비해 당신이 계신 곳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 초가을 같다는 소식 접하니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것 같아 미안합니다.

아직  남아있는 미련 때문인지
망설임 속에서 한국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8년이라는 세월이 소리 없이 지나가 버리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아 부랴부랴 짐 챙겨 고국에 온 지도
일 년이 다 되어가니 내년이면 우리 헤어진 지 10년이 될터입니다.

그 시간이 짧은 것만은 아닐진대

그간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아까운 세월을 무심코 흘려보낸 것 같아 아쉬움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세월에 묻혀 서서히 기억도 희미해지기에
우리네 인간이 그나마 무거운 발길을 앞으로 디딜 수  있으니
당신과의 추억이라는 늪에 빠져 덧없이 보냈다고 말은 못 하지만 
그간 나름 힘든 시간을 보낸 건 사실이지요.

지금도 우리 같이 했던 애증의 시간,
수많은 추억의 장소들이 불현듯 떠오르면
아련한 슬픔 같은 것이 온몸을 휘감아 처연해지니

이런 내 유치함은 언제나 끝이 나려는지요.

언젠가 당신이 나에게 넌지시 건넨 말, 


-  당신, 글 써 보고 싶어 하니 일단 자서전 비슷한 것으로
   시작 해 보세요, 당신의 삶도 평범한 것은 아닐 수 있으니,
   그리고 그 글에 우리의 이야기도 추가하면 더 좋고 -

당신이 가버린 후, 주변 우리 알던 이들도 하나둘,
언젠가 나 자신도 따나야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지만  


나 악착같이 더 오래 살아남아,
앞으로의 10년은 당신이 나에게 건네던 말처럼 
내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놓고

 

그간 우리가 보냈던 아름다운 시간을 목청 높여 노래하며
뭇사람들에게 들려주리라 다짐해 봅니다.

당신은 더위가 아닌 선선함 속에서 지낸다니 다행입니다.
내 오늘의 다짐도 들었을 터, 지금처럼 항상

내 마음속에 머물며 나 게으름 피우면  
.
-  사랑하는 당신, 오늘의 다짐을 잊지 마시고
   우리의 이야기를 뭇사람들에게 노래해 주세요.-

나에게 넌지시 말 건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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