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스 겸용)/카페 글

저녁나절 넋두리

한스 강 2023. 9. 14. 16:07
무언가 일이 한번 안 풀리면 꼬리를 물고 안 좋은 일이 생기는 현상을
머피의 법칙이라 하던가, 요즈음 내 처지가 그리 흘러가는 것 같아 우울해진다..

내 나이에 비해 건강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암 환자 경력에 
당뇨, 고혈압, 고지혈 등 소위 성인병을 다 가지고 있고
눈, 귀, 치아, 다리  등 온몸이 성치 않아 불편하나 죽지는 않을 정도니

그냥 이대로 버티고 살다 가기로 마음 편하게 먹고 일상을 보내고 있으나
근자에 순리대로 풀려나가야 할 일이 꼬이어 사람 애를 태우더니 
이어 마음 상하는 일도 벌어지니 건강 안 좋은 것도 세삼 짜증스럽고 
내 맘 상한 것도 다 내 탓이요 치부하며 빨리 잊어버리려 해도 쉽지 않다.

마음이 이러하니 만사가 다 귀찮고 꼼짝하기도 싫어 
어제 그리고 오늘 누워만 있다 저녁 나절 겨우 일어나 간단하게 요기 하니 
조금 정신이 드는 것 같기도 해 컴에 앉아 신세 한탄하는 중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 친한 친구가 나보고 염세주의자라 칭했던가
세상에는 대범한 사람도 많더니만 천성이 옹졸하게 태어났는지
쉽게 마음을 다치는 내가 싫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제 각자 태어난 데로 살다 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인 것을, 
내 비록 친구의 말처럼 기본은 염세주의자일망정 여기까지 버티고 살아왔으니  
쉽게 절망하고 마음 흔들리더라도 쉽게 죽지도 않을 팔자인 모양이다.

음악 틀어놓고 되지도 않은 넋두리를 풀어 놓으니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다.
수필방 회원님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고

저녁나절 넋두리는 이걸로 그치고 다시 힘내어
내 나머지 주어진 생, 열심히 버티며 살아가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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